84제곱미터 리뷰|넷플릭스 영화 요즘 왜 이럴까

2025. 7. 25. 13:45리뷰/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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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준 감독의 영화 <84제곱미터>는 주인공 노우성(강하늘)의 영끌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층간소음 갈등을 중심으로 주제를 전달한다. 영화의 제목은 84㎡,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국민평수 아파트 한 채 안에서 직장인 한 명이 무너지는 이야기다. 영끌 아파트 안에서 혼자 무너져가는 개인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주제에 안 맞는 큰 꿈을 꿨다. 굳이 시간 내서 보기보다는 밥 먹을 때 틀어놓는 정도가 적당하다.


84제곱미터 아파트 평면도

84제곱미터 : 이 영화는 뭘까

 감독 박태준, 일본 소설 원작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트렸을 뿐인데>의 감독이다. 안 봤다. 84제곱미터는 일상적인 어투의 각본이 자연스럽고 연출이 현란하고 현실적이다. 그런데 개연성이 박살 나있다. 층간소음 영상은 대체 왜 안 찍어둬서 주민들에게 몰매를 맞는지, 코인은 왜 예약매도 안 걸어놓고 그냥 지켜보는지, 층간소음 우퍼에 달려있던 폰은 잠겨있어서 못쓰더니 갑자기 어떻게 쓰게 됐는지, 캐릭터들의 성격과 상황 모두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이 작위를 바탕으로 후반부에는 뜬금없이 사회풍자로 주제를 돌리는데 작품을 만들 생각은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매우 뛰어나다. 인지도 높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각본과 작품의 질에는 신경 쓰지 않는 전형적인 킬링타임용 넷플릭스 영화다.

줄거리 : 이 영화 진짜 뭘까

 주인공 노우성은 12억짜리 아파트를 담보, 후순위, 신용까지 털어서 장만한,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이다. 결혼을 앞두고 급여로 감당되지도 않는 이자를 내야 할 빚을 져 집을 샀지만, 잡값은 30% 가까이 빠지고 파혼당한다. 직장에도 영끌족으로 소문 다 난 와중 직장 동료가 코인 대박으로  퇴사한다. 고오급 코인 정보에 떡락한 집까지 팔아 한방 달리는 노우성 씨는 층간소음 전쟁에 휘말려 코인 투자조차 망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윗집 기자의 설계로,  33평 매매 8억 아파트 탑층의 '펜트하우스'에 사는 전 검사의 비리를 터트리기 위한 공작이었다. 연관자는 다 죽고 노우성 씨만 살아남는다.

연기 : 너만 살았구나

 강하늘 배우는 상당히 익숙한 배우로 많은 사람들의 인생작 미생에도 나왔다. 현실의 불안에 지친 평범한 30대 직장인의 분노와 좌절을 아주 기깔나게 연기한다. 좀스러운 면까지 어쩌면 이게 본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한다. 윗집 기자 영진호 역 서현우 배우는 헤어질 결심에서 철썩이였다. 진작 알아봤다 연기 잘하는 거. 완벽하다. 8억 아파트 탑층 펜트에 사는 전 검사 전은화 역의 염혜란 배우의 연기는 말하기 입 아프다. 그 외 조연/단역 배우분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좋은 연기들로 고작 이런 각본을 해냈다는 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연출과 사운드

 작품의 품질과 별개로 장면의 미장센과 음악-사운드 연출, 공간 연출은 상당히 훌륭했다. 강하늘 배우가 소음과 코인 압박에 미쳐가는 부분에서의 사이코 드라마는 카메라워크와 색채가 신선했다. 그 외에도 효과음 중심의 연출이 상당히 우수하다. 핸드폰 진동 소리, 쿵쿵거리는 발소리, 공사장 소리 등 층간소음이 극에서 쓰이는 방식은 단순히 '층간소음 X같다.'가 아니라 보는 사람마저 짜증 나고 불안하게 만들 수 있게 배치되어 있다. 공간 역시 33평 아파트면 넓게 쓸 만도 한데...^^ 밀폐감이 느껴진다. 사우나, 흡연장, 엘리베이터, 심지어는 노우성이 다니는 회사의 책상마저 좁고 파티션 간격도 따닥 따닥이다. 층간소음과 코인 나락이 없어도 정신은 충분히 나갈만하다. 이렇게 공간과 소리, 카메라, 연기까지 장난질 없이 정밀하게 짜두고 이런 각본을 하는 이유는 '잘 만든 영화'가 필연적으로 무거워지기 때문일까..?


작품 해석과 총평 쉽니다.

 연출과 음향, 연기가 훌륭하다는 것은 영화가 훌륭한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들 만으로는 좋은 영화가 되진 않는다. 요즘 넷플릭스에서만 공개되는 한국 영화는 다 이런 식이다. 시리즈도 혹평 많이 했지만, 영화가 배는 심하다. 이 영화의 각본은 퇴고된 적 없는 것처럼 한심하게 군다. 할 말이 없다.


 각주 ¹ : 러프하고 긍정적으로 계산해 보자. DSR는 논외, 원금은 만기 일시상환으로 가정하며 담보대출 이자율은 2%, 신용은 8%로 가정한다. 아파트 매매대금 12억 원 중 70%까지 주택 담보 대출 실행을 가정한다. 대출원금 8억 4천만 원에 월 이자는 140만 원이다. 나머지 2억 4천만 원 중 엄마의 마늘밭, 적금, 주식을 합쳐 아주 후하게 2억으로 가정한다. 4천만 원을 신용대출로 메운다고 치면 월 이자는 26만 원이다. 집만 있고 숨만 쉬면 월 166만 원이 이자다. 주식도 적금도 없이, 8억 8천만 원의 빚과 은행 집, [월 급여-166만 원]의 수입을 보고 결혼을 약속했다면 이미 그 선에서 약혼자가 고작 아파트 값 떨어졌다고 파혼할 만큼 적게 사랑하지 않았다는 게 된다.

평점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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