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에게 리뷰|겨울에 보기 좋은 한국 영화

2025. 6. 12. 19:24리뷰/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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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메인 타이틀 카피
※ 이미지 : 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리뷰

들어가며

윤희에게 리뷰

 '윤희에게'는 잔잔하고 담담한 서사로 많은 관객에게 긴 여운을 남긴 영화다. 이번 리뷰에서는 '윤희에게'의 줄거리와 감상을 중심으로 글을 쓸 예정이다.

변두리에서 보내진 러브레터

 누구나 가슴속에 로맨스 영화를 한 편씩 담고 살아간다. 그게 일본 영화일 수도, 할리우드 영화일 수도, 한국 영화일 수도 있고 드라마일 수도 있다. 나에게 로맨스 영화는 들풀같이 젊은 연인이 배꼽 빠지게 웃거나 가슴 찢어지게 우는, 그 장면들 속에 경험과 상상을 이입하며 울고 웃는 것이다. 반면 중년의 사랑 이야기는 남의 집 안방을 훔쳐보는 것처럼 불편하게 느껴졌다. 김희애 배우의 다음 작품 중 '부부의 세계'가 그랬다. '부부의 세계'를 먼저 본 뒤 '윤희에게'를 접했다.

 '윤희에게'는 이별하지 못한 채 중년이 된 두 여성의 이야기다. 김희애 배우의 나래이션으로 시작하고 끝나는 이 영화는 여느 로맨스 영화처럼 모든 장면들 속에 경험과 상상을 이입하며 훌쩍일 수 있는 담담한 이별이 들어있다.


목차

  • 윤희에게 리뷰 - 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 줄거리
  • 감상평
  • 총평

배경 및 인물 소개

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주요 장면
※ 이미지 : 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예천에 있는 윤희와 오타루에 있는 쥰

배경

 '윤희에게'는 두 나라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국의 경북 예천, 일본 홋카이도의 오타루다. 극 중 예천은 겨울이지만 눈이 오지 않고, 오타루는 지독하게 눈이 쌓여있다.

 예천은 '윤희'가 성장할 당시 전국 남아출생성비가 가장 높을 만큼 남아선호가 강했던 곳이며 '윤희' 역시 그 탓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다. '쥰' 역시 한국인 어머니, 일본인 아버지와 함께 예천에 살았다.

 오타루는 '쥰'이 부모님의 이혼 후 스무 살에 한국을 떠났을 때부터 고모와 함께 살아온 곳으로 '쥰'에게는 20세 이전의 자신과 무관한 장소이다. 오타루는 과거 번성했던 시절이 있지만 현재는 삿포로시의 배드타운으로 기능하는 도시이며 유리공예가 유명하다. 극 안에서도 유리 공예품이 많이 등장한다. 이곳에서 '쥰'의 고모는 '쥰'이 부치지 못한 편지를 대신 보내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등장인물 김윤희 역 김희애, 박새봄 역 김소혜, 카타세 쥰 역 나카무라 유코, 마사코 역 키노 하나
※ 한국 영화 윤희에게 등장인물

등장인물

 '윤희'는 '새봄'과 둘이 산다. 공장에서 조리사로 일하며 겨울이 되도록 한 해의 연차를 쓰지 못하고, 이혼한 남편이 술만 먹으면 집 앞에 찾아온다.

 '새봄'은 '윤희'와 둘이 산다. 엄마 앞으로 온 '쥰'의 편지를 읽고 자신에 대한 고민을 잠시 하지만, 엄마의 시간이 다시 흐를 수 있도록 준비한다.

 '쥰'은 '하나', '쿠지라'와 함께 산다. 윤희의 꿈을 꾸는 날이면 예민해지고, 윤희에게 편지를 쓰고 보내지 못하고, 다시 쓴다.

 '하나'는 '쥰', '쿠지라'와 함께 산다. 카페를 운영하고 저녁엔 SF소설을 읽고, 화장실 방향제 냄새가 나는 남자를 잊지 않고 조카에게도 사랑을 보내며 산다.

 '쿠지라'는 치즈 뚱냥이다.


윤희에게 줄거리

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시작 장면

일본에서

 하나는 옷을 정리하다가 쥰이 윤희에게 쓴 편지를 발견하고 그 편지를 우체통에 넣는다. 그리고 말한다.

'눈은 언제쯤 그치려나.'

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새봄

한국에서

 새봄은 윤희 앞으로 온 편지를 읽는다. 모르고 살았던 엄마의 옛이야기를 알게 되고, 삼촌과 아빠에게 엄마의 과거나 연애, '왜 이혼했는지' 등을 물어보지만 대답을 듣지 못한다. 윤희는 새봄을 사랑하고, 쥰을 사랑한다. 토라졌던 새봄은 대견하게도 이를 이해하고, 나아가 윤희가 다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윤희에게 여행을 제안한다.

 윤희는 쥰에게서 온 편지를 확인하고는 공장을 그만두고 새봄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

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김희애

다시, 일본에서

 쥰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쥰은 요즘 부쩍 윤희의 꿈을 꾼다. 윤희는 새봄과 일본에 도착해 쥰이 보낸 편지에 있던 주소로 찾아간다. 하지만 쥰을 차마 만나지 못하고 숨어 운다. 숙소로 돌아와 새봄과 관계를 회복하고 새봄은 하나를 찾아가 쥰과 만날 약속을 잡는다.

 여행의 시간은 흐르지만 윤희는 쥰을 만날 용기가 없다. 바에 앉아 바텐더에게 한국말로 희망사항을 거짓말한다. "예, 모처럼 만나서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산책도 하고, 집에 놀러도 가보고 그랬어요."

 쥰은 고양이를 구조해 자신의 병원에 입원시킨 료코가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자 '숨기며 살라'고 한다. 쥰은 새봄과 만나 저녁 약속을 잡게 되고, 윤희와 마주친다. 둘은 한참을 바라만 보다 함께 걷고, 소회를 나눈다.

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엔딩

다시, 한국에서

 윤희는 한국에 돌아와 인호의 결혼 소식을 듣는다. 인호는 울고 윤희는 온 마음으로 축하한다. 윤희는 오빠에게 인사하고, 새봄과 함께 서울로 떠난다. 이력서를 새로 쓰고 면접에 들어간다. 새봄은 엄마의 사진을 찍는다.


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김희애 연기
※ 이미지 : 윤희에게 - '윤희'역 김희애

윤희에게 감상

카메라와 눈과 편지

 새봄은 필름 카메라로 윤희를 찍고, 하나는 쥰에게 눈이 그치려면 한참 먼 때에 '눈이 언제쯤 그치려나.' 하고 탄식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카메라로 들어온 빛은 필름에 담긴 뒤 잠상으로 남는다. 이 필름을 현상하면 색이 반전된 필름이 나온다. 현상한 네거티브를 인화하면, 인화지에는 다시 본래의 색이 담긴다. 윤희는 쥰을 사랑하는 마음이 정신병으로 이름 붙어 병원에 다니기 시작한 날, 여자라서 대학을 가지 못한 날, 오빠의 소개로 결혼하게 된 날에 현상됐으며 인화되지 못했다. 새봄은 윤희에게 쥰을 밀어 넣었고 비로소 윤희는 인화됐다. 그리고 윤희는 다시 앞을 본다. 

 쥰은 체념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것을 숨긴 것처럼, 료코도 자신의 동성애를 숨겨야 한다고 충고했다. 하나는 눈이 한동안 그치지 않을 홋카이도의 한겨울에도 입버릇처럼 '눈이 언제쯤 그치려나.' 한다. 대자연 앞에 무력함을 알지만 그럼에도 말한다. '눈이 언제쯤 그치려나.'

 윤희를 만나고 돌아온 쥰도 이제는 말한다. "눈이 언제쯤 그치려나."


넷플릭스 한국 영화 윤희에게
※ 이미지 : 넷플릭스 윤희에게

총평

자학과 체념, 회복과 희망

 이 영화를 여러 번 봤다. 2022년에 처음 접하고 이후로는 날이 춥거나 볕이 좋은 날 봤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오타루의 겨울은 눈이 허리까지 쌓여있어도 따뜻하다.

 예술의 본질이 인간을 위함에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사람은 상처받기 위해 지성을 가졌다고 여겨질 만큼 나약하다는 사실 역시 믿는다. 그래서 상처와 회복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윤희와 쥰은 상처를 받고 20년이 지난 뒤 그 상처를 내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회복을 얻었다. 두 상처와 회복의 맥락이 다르지만, 같은 곳에 도착해 눈 쌓인 길을 걸었다. 윤희와 쥰과 하나와 새봄은 앞으로도 무한한 상처를 받겠지만, 어딘가의 무언가로부터 또다시 무한한 회복을 얻을 것이다.

쥰에게

 세상엔 사랑의 수보다 항상 슬픔의 수가 많다. 그리고 사랑의 양보다 슬픔의 양이 많다. 생명의 종착지는 죽음이며 이미 결정된 이 사실은 사랑 뒤에 반드시 슬픔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절망을 우리 기저에 깔아 둔다. 이 근원적 두려움 앞에서 인간은 '의미'를 찾는다. 종교는 사랑을 다음 세대에 교육하며 과학은 모든 생명이 단 하나의 세포에서 왔음을 밝힌다.

 우리에게는 어제 난 상처가 오늘 낫는 기적도, 백 년 전의 상처가 딱쟁이도 지지 않은 채 피 흘리는 불행도 있다. 전쟁터, 노동 현장, 고속도로, 시장, 인터넷. 모든 곳에서 비참한 죽음이 매 순간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내일을 믿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눈이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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