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9. 24. 13:00ㆍ리뷰/영화

박정민 배우 주연, 권해효, 신현빈 조연, 연상호 감독의 초저예산 영화 얼굴을 롯데타워 샤롯데관에서 보고 왔다. 리클라이너가 매우 편했고, 입장 전 라운지에 놓인 안마의자가 시원했다.
영화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그래서 보기로 했다. 시각장애와 시대상, 영화의 콘셉트를 생각한다면 재미 없기가 힘들었다. 예산의 한계는 당연히 느껴졌다. 배경은 한정됐고 분장과 미술은 허술했다. 하지만 티나지 않을 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그런데, 평단에서 찬사하던 사회적 메시지는 없었다. 아니, 메시지는 있었지만 전혀 와닿지 않을 만큼 재미가 없었다.
서사에 있어 서스펜스와 반전은 분명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얼굴은 어머니 죽음에 대한 서스펜스를 품고 반전을 향해 달리겠다고 예고하며 시작한다. 그런데 이미 아버지는 첫 신부터 무언가 숨기는 티가 역력하고, 어머니를 욕보이는 친척들에게도 무덤덤하다. 아 이 지점이 반전이겠구나.
그딴 반전은 없었다. 그 과정 역시 전-혀 납득되지 않는다. 케인을 짚고 어머니 손을 잡아야 오르던 야산을, 전맹 아버지 혼자 어머니를 들쳐업고, 뒤를 따라오는 깡패들을 눈치채지 못한 채 올라서 그저 던진다? 이딴게 고민을 하기는 한 장면인지 모르겠다. 그저 '산골로 아내 사체를 던지는 전맹 노인을 지켜보는 깡패들'이라는 '장면'을 만들고 싶어서 억지로 찍은 장면으로만 보인다. 그 뒤로는 영화에 흥미가 전혀 생기지 않는다. 그저 아버지의 순순한 인정이 애XX 투정같은 밀도 없는 대사로 터져나올 뿐이다.
작품이 시의성을 가진다는 것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예술의 사회적 효용을 지키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예술의 본질은 재미에 있고 설득에 있다. 설득되지 않는 장면을 나열해 재미를 잃은 주제에 시의성을 논하는 것은 작품활동이 아니다.
감독의 작품들 중 애니메이션 서울역, 사이비는 물론 원작이 따로 있던 지옥이나 발광하는 현대사는 미뤄놓고라도, '돼지의 왕'은 진짜 중에서도 빛나는 진짜였다. 그런 감독이 부산행 이후 실사영화에서 염력, 반도로 공치더니 이번 작품도 이렇다. 각본을 못쓴다고 생각되지 않는 감독이 계속 이러니 답답할 뿐이다.
제작비가 2-3억 규모로 매우 적은 덕에 이미 손익분기점은 넘었다고 한다. 작성일 기준 누적 관람인 수는 77만 명이다. '천만 감독' 연상호와 배우 박정민의 이름 값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 이번에 잘 되더라도 다시 이런거 안만들면 좋겠다.
평점 1.0
'리뷰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박찬욱 피셜 '이번엔 진짜 대중작이다.'|어쩔수가없다 리뷰(스포 개많음) (0) | 2025.09.29 |
|---|---|
| 체인소 맨 극장판 레제편 관람기 | 젠장 믿고있었다고. (1) | 2025.09.26 |
| 스즈메의 문단속 iMAX 재개봉 관람|신카이 마코토 기획전 (0) | 2025.09.24 |
| 퍼펙트 블루 재개봉 관람|예술가를 위한 예술 (0) | 2025.09.19 |
|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재개봉 관람|하야오식 자연주의 (2) | 2025.09.18 |